[베이징 올림픽 남북한 풍향계] '공동 입장 끝내 무산···8년만에 감격 사라져' 외
2000년 9월15일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 남측 정은순(농구)과 북측 박정철(유도)이 한반도기를 맞잡고 등장하자 10만여 관중이 한꺼번에 일어나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번 물꼬가 터지자 그 후 남북 공동입장은 관례처럼 굳어졌다. 통산 10번째가 될 베이징 올림픽 공동입장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남북간 체육회담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베이징 현지에서도 이연택 KOC 위원장과 박학선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호텔 식당에서 상견례를 하긴 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이뤄지지 낳았고 결국 7일 무산이 선언됐다. 8년 만에 공동입장의 감격은 사라졌고 남북은 이제 누가 먼저 올림픽 개회식에 입장할 것이냐를 두고 다투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시절로 돌아갔다. '응원이라도 같이' 민간단체 400명 출국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공동입장은 무산됐지만 남한의 민간단체들이 ‘비공식’ 현지 공동 응원을 추진하고 있다. 7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흥사단 등에 따르면 이들 민간단체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400여 명의 ‘올림픽 남북 공동응원단’ 모집을 완료했다. 응원단은 10일 출국해 14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10일 남자 축구(한국과 이탈리아), 11일 남녀 유도, 12일 여자 축구(북한과 독일), 13일 여자 핸드볼(한국과 스웨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애초 남북 당국은 지난해 10·4정상 선언 당시 경의선을 이용해 ‘공동응원단’이 올림픽 응원에 나서기로 합의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급랭하면서 금강산 피살 사건까지 겹치면서 응원단 구성이 무산됐다. 첫 맞대결은 사격서…유도도 첫날 함께 출전 태극전사들과 북한 선수들이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우정의 대결을 벌인다. 남북은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시작되는 9일부터 정면 승부가 불가피하다. 첫 대결은 사격과 유도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9일 사격에서는 한국의 남자 간판 진종오와 북한의 베테랑 사수 김정수가 남자 10m 공기권총 사대에 선다. 진종오와 김정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5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눠 가진 사이. 둘은 2006년 월드컵에서는 10m 공기권총에서 2점 차이로 금, 은메달 희비가 엇갈렸다. 유도에서는 대회 첫날인 9일부터 남북 선수들이 남자 60㎏급과 여자 48㎏급에 나란히 출전한다. 한국은 기대주 최민호가 시원한 한판승 행진을 준비하고 있고 북한은 같은 체급에 김경진을 내보냈다.